조기숙 조병갑 손녀 고향 프로필 국회의원 결혼 남편
일부 친문(親文) 사이버 부대가 2020년 6월 29일 공격 좌표를 찍었답니다. 이번에 겨냥된 대상은 전날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비판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친노(親盧)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이다. 조 교수는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냈다.
친문 사이버 부대 대원들은 온라인에서 조 교수를 ‘반역자’라고 부르며 “어디 일국의 대통령께 무례한 언사로 까내리려는가(깎아내리려는가)”라고 비난했다. “‘미통닭(미래통합당을 폄하하는 여권 지지자간의 비속어) 토착왜구들의 회유에 넘어(갔다)” “너도 부동산 전문가더냐”고도 했다.
조 교수 집안 욕도 했다. 한 네티즌은 조 교수 관련 기사의 댓글에 “조병갑 조선 후기의 탐관. 고종 30년 전라북도 고부군수였으며 백성들을 탄압하고 착취하여 통학농민운동을 유발시켰다. 애 후손 답네. ㅉㅉ 조기숙 걍 입다물고 있어라”라고 했다.
조 교수가 조선말 전북 고부(古阜) 군수를 지낸 조병갑(趙秉甲)의 증손녀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과거 이 같은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처음 알려졌을 때 “이미 학계에서는 증조부에 관한 역사적 사실이 오류일 수도 있다는 학자들의 논문이 발표된 바 있다"며 해명했다. 그는 "어떤 역사적 사건은 한 개인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며 조병갑이 동학혁명을 유발했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가 돌연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쓴소리를 하고 나선 것이 ‘이번에 좋은 자리를 못 받았기 때문’이라며 비판 저의를 의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문 대통령 얼굴을 프로필 사진으로 건 한 트위터 사용자는 “박경미 전 의원 청와대 부름 받으니 조기숙이 배가 아픈 모양”이라고 했다.
일부 극성 친문 사이버 부대의 문 대통령 비호 작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들은 여·야 구분없이 문 대통령과 그의 정책에 흠집이 나게 하는 사람이면 가차없이 공격한다. 이달 중순 박병석 국회의장도 상임위원장 및 예결특위 위원장 배분안을 놓고 통합당 측 입장을 고려하려는 듯한 자세를 보였다가 친문의 맹공격을 받았다.
친문 커뮤니티와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 등에선 "통합당에 무슨 약점이 잡혔느냐"는 비난 글이 올라왔다. 일부 네티즌은 비문(非文)계였던 박 의장이 2015년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민주연합 탈당을 만류했던 전례 등을 거론하며 "박 의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표직 사퇴를 종용한 사람" "박병석은 박병×" 등 막말과 욕설을 쏟아냈다.
북한 김여정이 친문 부대의 좌표에 찍힌 적도 있다. 이달 초 김여정이 문 대통령을 위협하는 언사를 쏟아낸 데 이어 옥류관 주방장까지 “국수 처먹을 때는 요사떨더니…”라며 막말을 하자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층에서 “북한이 도를 넘고 있다”며 발끈했다. 친문 커뮤니티에선 “이것들이 아무리 그래도 우리 대통령에게, 빡×다” “북한에 미사일을 날리고 싶다” “미친×들, 벌레가 사람 흉내를 내느냐”며 분노했다.
전문가들은 극성 친문 세력의 행동에 대해 전체주의, 독재 정권에서 벌어지는 현상과 흡사하다고 지적한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 3일 민주당의 금태섭 전 의원의 징계 사태와 관련 "민주당은 자유주의가 아니라 전체주의 정당에 가깝다. 저렇게 망해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금 전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때 "언행 불일치"라며 당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쓴소리를 내고 지난해 12월 공수처 법안에 기권표를 던졌다. 이에 민주당은 공수처법안 투표에서 당론을 따르지 않았다며 최근 경고 징계를 내렸다.
진 전 교수는 또 지난달 24일 문 대통령을 공개 지지한 한 현직 검사와 관련 “북조선이나 남조선이나…조선은 하나다”라면서 “북에는 인민의 태양이 계시고 남에는 국민의 달님이 계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4월15일은 햇님 생일 태양절, 1월 24일은 달님 생일 태음절”이라고 했다. ‘남조선’ 내 문 대통령에 대한 맹목적인 지지 현상을 1인 독재 전체주의 체제인 ‘북조선’에 빗댄 것이온다. 진 검사가 문 대통령을 향한 애정 표출 방식이 ‘북조선 인민’의 김일성 찬양과 비슷하다는 조롱이라고 해석되기도 했다.